<벤저민 플랭클린 자서전>을 읽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사정과 너무나도 닮아 있는 정치상황이 눈에 들어와서 여기에 옮겨 적어봅니다. 읽고나서 마음이 편안해졌는데요, 상식이 통하는 게 이런 거구나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벤저민 프랭클린, 문학동네
163~164쪽
“포대의 건설을 고무하기 위해 60파운드 정도 되는 조직의 돈을 복권에 투자하여 늘리자는 제안이 나왔다. 우리의 규칙에 의하면, 한 가지 제안이 나온 뒤 다음 모임까지는 조직의 돈을 사용할 수 없었다. 회원 서른 명 중 스물두 명이 퀘이커교도였고 오로지 여덟 명만이 다른 종파 소속이었다. 우리 여덟 명은 늘 그렇듯 회의에 참석했고 일부 퀘이커교도 회원이 우리와 뜻을 같이 할 것으로 보았으나 과반수 확보를 자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제임스 모리스 씨라는 퀘이커교도 한 명뿐이었고, 그는 그 안건에 반대를 표명했다. 그는 그 제안이 나와 굉장히 유감이며, ‘친구들’은 모두 반대하고 있다고, 이 불협화음 때문에 결국 단체가 해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말해줬다. 우리는 소수이며 퀘이커교도 ’친구들‘이 제안에 반대해서 투표에서 이긴다면 모든 단체가 그렇듯 투표 결과를 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곧 회의를 시작할 시간이 되었고 투표를 해야 했다. 하지만 모리스 씨는 규칙에 따라 투표하는 것도 좋지만 반대하는 회원들이 언제 올지 모르니 잠시 기다리자고 했다.“
위 문장들은 최근 탄핵안 표결 두 차례, 계엄 해제안이 국회에서 통과할 때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회의는 어떻게 끝났을까요?
프랭클린과 회원들이 모리스 씨와 논쟁을 하는 사이에 프랭클린을 만나러 온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프랭클린에게 찬성 의사를 지닌 다른 회원 8명이 근처에 있는데, 필요하다면 회의에 참석하겠지만 다른 퀘이커교도들에게 눈총을 받게 되는 일을 걱정하고 있으므로 자신들의 투표 없이도 이길 수 있다면 참석을 원치 않는다고 뜻을 전했습니다. 프랭클린은 회의로 돌아가서 한 시간을 더 기다려서 모리스 씨의 동의까지 얻은 후 표결을 시작했고, 찬성이 8, 반대가 1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프랭클린은 이 결과를 이렇게 말합니다.
164쪽
”스물두 명의 퀘이커교도 중 여덟 명은 이미 우리에게 투표하려 했었고, 열세 명은 회의에 불참함으로써 그 제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후로 나는 방위에 진심으로 반대하는 퀘이커교도는 스물두 명 중에 한 명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어떤 속내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후 퀘이커교도들은 어떻게 처신을 했을까요?
퀘이커교도의 행보
165쪽
나는 의원 다수가 여전히 퀘이커교도인 의회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국왕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원조하라고 칙령을 내릴 때마다 전쟁에 반대하는 퀘이커교의 원칙 때문에 의원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정면에서 거절하자니 정부를 거스르는 것 같고, 원칙을 어기자니 친구들의 눈치가 보이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칙령에 따르지 않으려는 다양한 구실을 들이댔고, 불가피하게 따라야 할 때는 복종을 위장하려고 애썼다.”
168쪽
“이 당황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퀘이커교도들은 최근 점차적으로 의회와 장관 등의 공직에서 자진 사퇴하고 있다. 원칙을 어기느니 권력을 포기하는 것이다.”
결국 혼란을 겪다가 다수에서 소수로, 권력에서 믿음으로 가게 되네요.
우리도 그렇게 될 꺼라고 믿습니다.
다만 그들이 극단주의에 빠져서 상식을 믿는 다수의 발목을 잡는 소수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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