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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비주얼페이지

< 멋있으면 다 언니 > 읽기 _ 황선우 저

by 비주얼페이지 202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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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경험

황선우 작가는 <멋있으면 다 언니>에서 김유라 피디의 세계관을 ‘성공과 실패’라는 흔한 이분법 대신 성공과 경험의 존재로 설명한다.  김유라 피디는 뭐든 해보는 게 중요한 거라며, 넓은 경험과 성취감을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박막례 할머니 코리아 그랜마’를 운영하는 그녀는 매사에 긍정적인 할머니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박막례 할머니의 낙천성과 긍정적인 태도가 돋보이는 콘텐츠들은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과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할머니의 새로운 도전이 담긴 영상들은 구독자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는다. 1947년에  태어난 할머니가 산업화 시대를 거쳐오면서 한국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겪은 고생에 대해서는 그녀가 쓴 책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에 나온다. 

 

자신의 운명과 전쟁하는 여성들

박막례 할머니가 태어난 해에 20년 정도 앞선 1929년, 영국에서 여성들의 삶은 박막례 할머니의 삶과 다르지 않았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자신의 운명과 전쟁하는 여성작가들의 삶에 대해 말했다. 버지니아 울프는 샬럿 브론테가 일년에 삼백 파운드를 가져서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제할 수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해보며 안타까워했다. 나는 내 딸들을 떠올렸다. 내 딸들에게는 이런 안타까움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내 딸들도 김유라 피디처럼 경험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박막례 할머니와 버지니아 울프, 100년 사이에 여성의 삶 분명 달라졌다. 여성의 도전과 모험이 지지받고 응원받는 사회가 되었지만, 여전히 성차별적인 환경과 적대적인 시선은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상처받을까 걱정이 되는 것이었다. 

 

 

 

 

 

 

 

 

 

 

 

 

 

 

 

 

 

 

 

 

 

 

 

 

 

 

 

 

 

 

 

 

 

 

 

 

 

 

 

 

 

<멋있으면 다 언니>가 멋있는 이유

<멋있으면 다 언니>를 읽으면서 나의 걱정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예술, 학문, 정치, 미디어, 서비스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모습과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의 활동을 통해 구체적으로 사회가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봤다. 또한 황선우 작가의 말처럼 제로섬 게임이 아닌 상생의 삶 속에서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경험을 추구하면서 고립되는 게 아니라, 경험을 나누면서 함께 성장하는 여성 선후배가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었다. 더 이상 버지니아 울프처럼 여성들에게 더 많은 경험과 교제를 상상하며 안타까워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것이겠지? 이 책의 멋진 언니들의 시도와 모험, 실패, 실수, 성공의 이야기가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용기의 밑천이 되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멋진 언니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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